암호화폐 시장에서 ‘고래(Whale)’는 단순히 부유한 투자자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이들은 시장 구조를 좌우하며, 거래량, 가격, 심리, 규제 환경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지난 7년간 암호화폐 산업은 제도권 진입, 기술적 진화, 투자자 층의 재편이라는 큰 변화를 겪었고, 고래들의 행동 패턴도 이에 따라 달라졌습니다. 본 글은 2018년과 2025년을 비교하여 고래 보유 패턴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그 배경과 시장 파급 효과, 그리고 향후 투자 전략에 미치는 의미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겠습니다.
2018년 고래 보유 패턴의 특징
2018년은 암호화폐 역사에서 ‘겨울(Crypto Winter)’로 불렸던 시기입니다. 2017년 말 비트코인이 약 2만 달러를 기록한 직후 급락이 시작되어 2018년 내내 큰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이 시기의 고래 생태계는 주로 초기 채굴자, ICO 대규모 참여자, 그리고 장기 보유자(HODLer)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상위 100개 비트코인 지갑은 전체 유통량의 약 35~37%를, 상위 100개 이더리움 지갑은 약 45~47%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 보유 지갑의 상당수는 콜드월렛 형태로 거래소 외부에 보관되어 있었기 때문에 즉각적인 시장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습니다.
거래소의 영향력은 현재보다 훨씬 약했습니다. Binance, Bitfinex, Coinbase 등이 존재했지만, 거래소 지갑이 보유한 코인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아 전체 시장 유동성에서 차지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습니다. 당시 고래들은 주로 ‘장기 보유’ 전략을 선호했고, 신규 투자자 유입·탈출이 가격 움직임의 주요 촉발 요인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온체인 데이터 분석 인프라가 미비하여 고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기 어려웠고, 정보 비대칭성이 커서 일부 고래가 가격 조작(펌프&덤프)을 상대적으로 쉽게 실행할 수 있었습니다.
2025년 고래 보유 패턴의 변화
2025년에 들어서면서 고래 생태계는 외형상 분산된 듯 보이나 실질적으로는 재집중화된 양상을 보입니다. 비트코인의 상위 100개 지갑 점유율은 약 15%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이더리움은 여전히 상위 100개 지갑이 전체의 약 38~40%를 차지하는 높은 집중도를 보입니다. 중요한 점은 보유 주체의 성격 변화입니다. 2018년 개인 중심의 콜드월렛 보유가 많았다면, 2025년에는 기관 투자자, 대형 거래소, DeFi 프로토콜(스테이킹·유동성 풀 운영 주체)이 고래 순위에 상당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2025년 고래 구성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첫째, 기관 투자자(예: BlackRock, Fidelity, Grayscale, MicroStrategy 등)의 대규모 매집이 이루어졌고 이들은 ETF·펀드·기관 전용 계정 형태로 ETH·BTC를 장기 보유합니다.
둘째, 거래소(예: Binance, Coinbase, OKX, Kraken)의 콜드월렛에 사용자 예치금이 집중되어 있어 거래소의 입출금 이벤트가 곧바로 시장 유동성에 영향을 줍니다.
셋째, 이더리움의 PoS 전환 이후 Lido, Rocket Pool 같은 스테이킹 서비스가 거대한 ETH를 보유하며 ‘프로토콜 고래’로서 네트워크 보안·거버넌스에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마지막으로 일부 익명 고래(초기 채굴자·휴면 지갑 등)는 여전히 대규모 자산을 장기 보유하고 있습니다.
변화의 원인과 시장 영향
2018년과 2025년의 고래 구조 변화는 여러 요인이 결합되어 발생했습니다.
첫째, 제도권 금융의 진입 확대입니다. 미국·유럽·아시아의 규제 정비 및 암호화폐 ETF 승인, 은행의 수탁 서비스 도입 등은 기관 자금의 유입을 촉진하여 대형 기관이 장기 보유 지갑을 형성하게 했습니다.
둘째, 이더리움의 Merge(2022년) 이후 PoS 전환과 DeFi 생태계의 확장은 고래 자산을 스테이킹·유동성 제공·대출 담보 등으로 운용하게 만드는 구조적 변화를 야기했습니다.
셋째, Glassnode·Nansen·CryptoQuant 같은 온체인 분석 툴의 발전으로 고래의 움직임이 보다 투명하게 드러나며 시장이 선제적으로 반응하는 구조가 정착되었습니다.
이 결과로 시장 영향은 다음과 같이 달라졌습니다. 2018년에는 소수 개인 고래의 대량 매도가 즉각적인 가격 폭락을 유발할 수 있었지만, 2025년에는 기관·거래소·DeFi 집단으로 보유가 재편되어 단일 개인 고래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감소했습니다. 대신 거래소·스테이킹 서비스·대형 기관 등 플랫폼 단위의 집중 리스크가 부각되었고, 특정 플랫폼에 자산이 과도하게 집중될 경우 해당 플랫폼의 운영·규제 이슈가 곧바로 전세계 시장 변동성으로 연결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례별 증거와 실전적 관찰
실제 사례를 보면 이러한 변화가 명확히 드러납니다. 예컨대 2024년~2025년 사이 특정 기관의 대규모 매수 공시나 ETF 자금 유입은 장기간의 매집 신호로 해석되어 시장의 흐름을 지지했습니다. 반대로 Lido나 대형 거래소에서 대규모 자금 이동(예: 스테이킹 해제 후 거래소 입금)이 발생하면 단기 매도 압력으로 연결되어 1주 내외의 큰 가격 변동을 초래하는 경우가 목격되었습니다. 또한 온체인 알림(Whale Alert)과 분석 플랫폼을 통해 고래의 대량 전송이 포착되면 시장이 미리 반응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또 다른 관찰 포인트는 고래의 '운용 방식' 변화입니다. 2018년에는 대다수 고래가 단순히 보유만 했지만, 2025년에는 스테이킹 보상, 렌딩 이자, 유동성 채굴 보상 등으로 자산을 적극 활용합니다. 이로 인해 '휴면 공급'이 줄어든 반면, 스마트 컨트랙트에 의해 묶인 자산(예: 스테이크된 ETH)이 늘어나 시장에서 즉시 유통 가능한 공급은 오히려 감소하는 복합적 효과가 나타납니다.
투자자 관점의 시사점 및 전략
투자자에게 주는 실전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고래 집중도 지표를 꾸준히 모니터링해야 합니다(예: 상위 지갑 점유율, 거래소 콜드월렛 보유량, 프로토콜별 스테이킹 비중). 둘째, 플랫폼 리스크 관리가 필수입니다. 특정 거래소나 DeFi 프로토콜에 자산이 과도하게 의존된 상태라면 자산 분산과 리스크 헤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셋째, 온체인 신호와 매크로 지표(금리, ETF 자금 유입·유출, 규제 뉴스)를 결합한 멀티팩터 분석을 통해 단기·중기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마지막으로 스테이킹 잠금 해제 일정(Unlock Schedule)과 거버넌스 투표 일정 같은 이벤트 리스크를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결론
2018년과 2025년의 고래 보유 패턴 변화는 단순한 수치상의 분산이 아니라, 보유 주체의 '성격'과 '운용 방식'의 근본적 재편을 의미합니다. 개인 채굴자·ICO 투자자 중심의 시장에서 기관·거래소·DeFi 플랫폼 중심의 구조로 전환되면서, 고래의 영향력은 형태를 바꾸었습니다. 이제 투자자는 가격 차트뿐 아니라 '누가,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분석해야 하며, 플랫폼 단위의 리스크와 스테이킹·유동성에 묶인 자산 비중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향후 규제·기술·금융상품의 변화에 따라 고래 구조는 계속 진화할 것이므로, 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것이 안정적인 투자 성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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